랜덤 게임 맞고 판에서 유일한 생존전략
어떤 이는 아침 고스톱 게임에서 하루 운세를 점친다고 하고, 어떤 이는 ‘고 달인’이라면서 매번 올-인 당한다.
고스톱이 원래 그런 게임이다. 더더욱 온라인 게임에서는 게임머니가 쌓이면 판돈을 계속 올려 결국 한 방에 다 날리도록 만든다. 열 판 이상을 버티기가 어렵다. 이것이 바로 프로그래밍의 함정이다.
사실 고스톱 게임은 좋은 패를 들추는 사람이 무조건 지게 되어 있다. 맛있는 건 상대에게 다 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건 법칙이나 전략이 될 수 없다.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결과론일 뿐이다. 그렇다면 정말 답이 없단 말일까? 그렇지 않다. 세상에 답이 없는 게임은 없다. 물론 답을 찾자는 게 아니라 방법을 찾자는 것으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선(先) 잡으면 이길 확률 급상승
자주 해본 사람이라면 고스톱이 선(先)을 잡은 게임이란 걸 누구나 안다. 선을 잡으면 우선 선택권이 주어져 주도권을 잡고, 밑판에 깔리는 조커(쌍피)도 선이 가진다. 이런 불공정한 게임이 세상에 없다. 그런 점에서 고스톱은 선이 결정되는 순간부터 불공정하게 시작되는 게임이기도 하다.
모든 고스톱 게임은 확률적으로는 대등한 결과로 끝나지만, 선을 잡거나, 패를 먹는 우선순위, 치는 속도의 차이, 설사를 하거나, 운이 좋으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이 중에서 유일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치는 속도와 선 잡는 기술이다. 속도는 스킬의 영역이지만 선 잡기는 기술의 영역이다.
선을 잡는다고 무조건 이기란 법은 없지만, 이길 확률이 높아져 오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역시 워낙 랜덤 게임이라 예측이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경험적으로 보면 선을 잡았을 때 이길 확률은 60~70% 이상이다. 고스톱에서는 엄청난 차이다.
반대로, 지고 나서 선을 뺏긴 후 복수하기 위해 계속 매달리는 것은 계속 질 확률이 높은 게임을 끌고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여러 판을 따고 한번 졌다고 나가면 먹튀라고 욕할 것이지만, 진 게임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은 고스톱에서 불리하다. 승부욕을 버려야 한다.
그렇다면 선을 어떻게 잡느냐가 문제다. 역시 랜덤 게임이니까. 바로 여기에 답이 있다. 랜덤인데 어떻게 전략을 세워 선을 잡는가? 난감한 일이다. 그러나 왜 방법이 없겠는가?
“지난 판의 내 초이스를 기억하라!”
게임방을 잡으면 선을 초이스하는 5장의 화투가 제시된다. 이 중 높은 숫자를 선택하면 선이 된다.
제아무리 랜덤으로 패가 나오지만, 거기엔 법칙이 있다. 랜덤, 그게 법칙이다. 확률적으로 같은 위치에서 계속해서 높은 숫자나 계속해서 낮은 숫자가 쏠려 나오리란 법은 없다. 랜덤이니까.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경험적으로 보면 낮은 숫자가 나온 자리에서 다음 번엔 높은 숫자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이 역시 반드시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계속 같은 레벨을 유지할 확률보다는 반대로 나올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바로 전 판에서 낮은 숫자가 나온 자리를 찍었을 때 선을 잡을 확률은 60% 이상이다. 여러 판이 거듭되는 가운데 상대보다 10% 이상 선을 잡을 확률이 높다는 것은 대단한 주도권 아닌가.
여기에도 한가지 논란이 있을 수는 있다. 내가 선을 초이스하는 화면이 같은 조건에서 연속 반복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수만 명의 유저가 서로 다른 곳에서 이 화면의 랜덤 초이스를 반복하며, 나는 그중 한 명일 뿐이다. 그러나 누가 초이스를 하든 같은 위치에서 계속해서 낮거나 높은 숫자라 연속해서 나오기란 높고 낮음을 번갈아 나오기보다 어려운 게 랜덤의 특성이다.
따라서 내게 주어진 화면에서 낮은 숫자가 나온 위치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나는 결론 지었다. 실제로 통계를 내 본 건 아니지만 효과가 있었다. 기분 탓만은 아니었다. 다만 이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금물이지만,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기술의 한계가 분명한 고스톱이기에 이 방법을 소개해 보았다.
즐거운 고스톱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