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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앙아시아는 왜 대한민국을 원하는가?

by 직관직설 202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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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이 당긴다. 이런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보통 할머니와 손자, 일가친척들끼리 하는 말이죠. 지금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대한민국에 대해 그런 핏줄 당김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중앙아시아가 왜? 이렇게 생각하신다면 그들의 입장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중앙아시아인들은 2천 년 전후까지만 해도 몽골 초원에서 살던 사람들입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흉노족들이 중앙아시아인들과 같은 핏줄이죠.

 

사실 흉노족들이 원래 태어난 곳은 중앙아시아였습니다. 흑해와 알타이산맥 사이였죠. 유목민들인 그들은 중앙아시아에 살 때 스키타이(Scythia)족이라 불렸습니다. 초원의 길을 따라 지금의 몽골로 왔죠. 현재의 네이멍구자치구 오르도스(Ordos,鄂尔多斯)라는 도시가 그들의 오랜 수도였습니다. 이들이 바로 흉노국을 건설하고, 선비족의 선조가 되었던 고대 최강 민족이었습니다.

오르도스의 사막  @  소후닷컴

중앙아시아인, 그들은 누구인가?

중앙아시아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이른바 스탄국가가 중심이지만, 여기에 파키스탄과 이란 등 일부 중동 국가들과 몽골까지 포함하여 말하기도 합니다.

 

현재 중앙아시아인들은 원래 그 지역에 살던 아리아인들과 약간의 슬라브족, 그리고 몽골에 살던 고대 흉노족들이 이동해 간 후예들로 이루어진 사람들이죠. 지금 카자흐인, 타지크인, 위구르인, 우즈베크인, 키르기스인, 파미르인 등이 이들입니다. 우리가 고대 역사에서 자주 듣던 흉노, 선비, 사카족, 타타르, 토하라, 월족 등의 민족이 지금 이들의 선조들이죠.

 

타지크인  @  위키백과

 

 그러니 이들 역시 고대에 동아시아에서 살았던 역사를 기억합니다. 이들 중 많은 민족들은 우리 단군신화와 내용과 이름마저 아주 흡사한 탱그리 신화를 민족 창세신화로 가졌으며, 아직도 이를 종교적으로 신봉하고 있습니다.

 

생긴 모습이 우리와 좀 다르다고요? 고대의 우리 혈연이니까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 뉴스를 보신 적 있을 겁니다. 강원도 정선과 경남 김해 같은 곳의 고분에서 발굴한 고대 우리 조상들의 무덤에서 나온 뼈들을 분석해 보니 서양인들의 그것과 같은 키와 유전자를 가졌다는 뉴스요. 그렇습니다. 고대 이 땅에 들어온 유목민들의 핏줄이 세월이 흐르고, 원래 한반도인들과 혼혈이 이루어지면서 지금의 우리가 태어난 것입니다.

 

중앙아시아인들은 중세까지도 세계의 열강들 위치를 차지했죠. 우리가 알고 있는 역대 대표적인 강국들로 박트리아, 사산왕조, 돌궐(투르크), 위구르제국, 셀주크제국 등이 있습니다. 이 나라들은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교역을 기반으로 강력한 경제력과 문화적 번영을 누렸으나 중세 이후 해양 교역로의 발달과 함께 쇠락의 길로 들어섰죠.

 

지금 우리와 다시 맺어질 수 있을까?

역시 우리의 관심사는 대한민국과 중앙아시아 간의 새로운 관계 정립입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3개국을 순방했죠. 또한 우리나라와 중앙아시아 5개국이 오는 10∼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6개국 정상회의를 창설하고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답니다. 바로 이런 외교가 그런 기대를 반영하는 일입니다.

 

12 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  대통령실

 

 

그뿐 아닙니다. 지금 중앙아시아에서는 대한민국과 가까워지기를 원하는 열망이 대단하답니다. 한류 드라마와 K-, K-푸드, K-뷰티 등 한류 바람이 거센 곳이 중앙아시아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서는 한글 배우기 열풍이 일어 짧은 대화는 한국어로도 가능하다죠. 이는 그들이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로 다녀간 탓도 있지만, 한류 드라마의 영향도 크답니다.

 

특히 중앙아시아에는 우리가 고려인(高麗人)이라 부르고, 러시아에서 카레이스키라 불리던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옛 소련에서도 아주 근면하고 모범적인 경제생활로 유명한 민족이었죠. 잘 아시겠지만 카자흐스탄 출신의 해머 주먹으로 불리며 37(33KO) 무패를 기록 중인 불세출의 복서 게나디 골로프킨(Gennady Golovkin)과 드미트리 유레비치 비볼(Dmitry Yuryevich Bivol)도 고려인이랍니다.

 

게나디 골로프킨 ( 오른쪽 ) @게티이미지

 

이런 상황에서 중앙아시아에 거세게 퍼져나가는 한류 흐름은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우리와의 동질성 회복을 빠르게 이루어 나가는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중앙아시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우리가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발전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지금처럼 우리를 간절히 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문화에 열광하고, 한국어를 배우는 일보다는 그저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마음으로만 그리워했겠죠.

 

사실 대부분의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내륙에 갇혀 고립된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대외 교역과 외교에서 매우 불리한 환경이죠. 따라서 그들은 우리에게 외국인 노동자 수입과 투자를 원하는 경향이 큽니다.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엄청난 지하자원 매장량을 보유한 경우가 많습니다. 철과 석유, 가스, 구리, , , 우라늄 등이 풍부하게 매장된 곳이죠. 우리의 자본과 결합해 이를 채굴하는 것도 양측의 큰 관심사입니다. 미래 세계에서 광물이 가지는 의미는 과거와는 사뭇 다르고, 전략자원 가치가 아주 큽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MOU'를 체결했답니다. 이러한 외교 성과를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우리 한류를 더 넓고 깊게 공유하는 정책을 펴나가기를 바랍니다.

 

이처럼 우리와 중앙아시아가 좀 더 가까워지고, 혈연과 문화의 동질성을 외교와 경제에서 잘 활용한다면 고대에 실크로드가 그랬던 것처럼 몽골을 포함해 초원의 길, 노마디즘의 연대가 맺어져 우리 민족이 새로운 시대의 리더로 올라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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